문제를 정의하고 나면, 다음 질문이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그래서, 누가 이 앱을 쓰는 거야?”
레오와 에리가 이 작업을 맡았습니다. 실제 사용자를 상상하고, 이름을 붙이고, 하루를 그려보는 작업이에요. 마케팅에서는 이걸 ‘페르소나’라고 부릅니다.
첫 번째 사용자: 영유아 부모
아이에게 먹일 간식을 고를 때, 가장 먼저 뒤집어보는 게 성분표입니다. ‘합성착색료 없음’이라고 쓰여 있으면 안심이 되고, 모르는 이름이 길게 나열되어 있으면 불안해집니다.
그런데 하나하나 검색해볼 시간은 없어요. 아이는 카트에서 과자를 꺼내 들고 있고, 뒤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습니다.
이 사용자가 원하는 것은 간단합니다. “이거, 우리 아이한테 괜찮은 거야?”에 대한 빠른 답.
두 번째 사용자: 알러지 환자
특정 성분을 반드시 피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달걀, 우유, 밀, 대두, 땅콩 — 대표적인 알러지 유발 물질이에요.
문제는, 이 성분들이 성분표에 항상 같은 이름으로 적혀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카제인’이 우유 성분인 줄 모르면, 라벨을 아무리 읽어도 소용이 없어요.
매번 성분표를 읽는 피로. 읽어도 놓칠 수 있다는 불안. 이 사용자에게는 “네가 피해야 할 성분이 여기 들어 있어”라고 알려주는 기능이 절실합니다.
세 번째 사용자: 건강 관리자
당을 줄이려는 사람, 나트륨을 관리하는 사람, 건강기능식품을 비교하고 싶은 사람.
이 사용자는 성분표를 아예 안 읽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읽으려고 노력해요. 하지만 비교가 어렵습니다.
A 제품의 나트륨 함량과 B 제품의 나트륨 함량을 나란히 놓고 보려면, 두 제품을 동시에 들고 뒷면을 번갈아 봐야 합니다.
“나란히 비교해서 보여주면 안 될까?” 이 사용자의 요구는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네 번째 사용자: 운동하는 사람
단백질 함량, 칼로리, 탄수화물 비율. 운동하는 사람들은 이미 숫자에 익숙합니다.
하지만 프로틴 바 하나를 고를 때도 고민이 됩니다. “단백질은 높은데, 이 첨가물은 뭐지?” “대체 식품은 없을까?”
이 사용자가 원하는 건 단순한 영양 정보가 아니라, 자기 기준에 맞는 대안까지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네 명의 페르소나를 정리하고 나니, 공통점이 보였습니다.
모두 “나만의 기준”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준에 맞는 답을 빠르게 얻고 싶어 했어요.
“모두를 위한 안전한 리스트”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나에게 맞는 필터”는 만들 수 있습니다.
이것이 첵잇의 핵심 가치가 된 문장입니다.
미아가 덧붙였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떤 성분이 나쁘다고 단정 짓지 않는 거죠?”
네. 그렇습니다. 첵잇은 “이 성분은 위험하다”고 말하는 앱이 아닙니다. “당신이 피하고 싶은 성분이 여기 들어 있어요”라고 알려주는 앱입니다.
판단은 사용자의 몫이고, 우리는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정리해주는 역할.
이 원칙은 프로젝트 내내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해외에는 어떤 앱들이 있는지, 우리가 벤치마킹한 10개 서비스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