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이 만들어지고, 가장 먼저 던진 질문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해결하려는 문제가 정확히 뭐지?”
당연한 질문입니다. 하지만 답은 쉽지 않았어요.
“성분표를 읽기 어렵다”는 말은 누구나 합니다. 그런데 정확히 무엇이 어려운 걸까요?
DY와 미아에게 물었습니다. 그리고 돌아온 대답을 정리하니, 네 가지 층위가 보였습니다.
첫째, 정보를 찾기 어렵습니다.
성분표는 제품 뒷면에 작은 글씨로 적혀 있습니다. 매장에서 제품을 뒤집어가며 읽는 건, 솔직히 눈치가 보이는 일이에요. 온라인 쇼핑에서는 성분표 사진이 아예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둘째, 읽어도 이해할 수 없습니다.
‘L-글루탐산나트륨’. 이게 뭘까요? 사실 이건 MSG입니다. 우리가 흔히 ‘미원’이라고 부르는 그것이에요.
‘카라기난’, ‘폴리소르베이트 60’, ‘이산화티타늄’. 전공자가 아니면 이 단어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설령 안다 하더라도, “이게 나에게 괜찮은 건지”를 판단하려면 또 다른 지식이 필요합니다.
셋째, 기준이 사람마다 다릅니다.
임산부가 피해야 하는 성분과, 알러지 환자가 피해야 하는 성분은 다릅니다. 아이에게 먹이기 꺼려지는 성분과, 다이어트 중인 사람이 확인하고 싶은 수치도 다릅니다.
“이 성분이 안전한가요?”라는 질문에는 하나의 정답이 없습니다. 누구에게 안전한지, 어떤 맥락에서 안전한지에 따라 답이 달라지니까요.
넷째, 신뢰의 문제가 있습니다.
인터넷에 “XX 성분 위험”이라고 검색하면, 공포를 조장하는 글과 과학적 근거가 있는 글이 뒤섞여 나옵니다.
어떤 블로그는 “이것은 발암물질”이라고 단정하고, 어떤 논문은 “특정 조건에서 일부 동물 실험 결과가 있다”고 합니다.
소비자는 어디서 선을 그어야 할지 모릅니다. 그래서 불안합니다.
이 네 가지 문제를 정리하고 나서, 수진이 말했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해결해야 할 건, 정보의 양이 아니라 정보의 질과 접근성이네요.”
맞는 말이었습니다.
식품 성분 정보는 이미 공개되어 있습니다. 식약처 API로 누구나 접근할 수 있어요. 문제는 정보가 없는 게 아니라, 그 정보가 사람의 언어로 번역되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문제 정의는 이렇게 정리되었습니다.
“식품 성분 정보는 공개되어 있지만, 사실상 읽을 수 없다. 우리는 이 정보를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꾸고, 각자의 기준에 맞게 걸러주는 도구를 만들고 싶다.”
단순한 성분표 리더가 아니라, 개인 맞춤 성분 해석기를 만들겠다는 것.
이것이 첵잇의 출발점이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그래서 누가 이 앱을 쓸 건데?”라는 질문에 답합니다. 우리가 돕고 싶었던 네 부류의 사람들 이야기입니다.